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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웨딩박람회 준비 가이드, 내 두근거림이 묻어 있는 하루

코엑스 웨딩박람회 준비 가이드

아침 8시 12분. 평소보다 17분 늦게 눈을 떴다. 전날 야근 여파로 몸은 천근만근인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가볍다. 오늘은 드디어 코엑스 웨딩박람회에 가는 날이니까. “그래, 오늘은 꼭 드레스 실물만 보고 오자!” 다짐하며 커피를 내렸는데, 그만 컵을 쏟아 흰 블라우스 앞자락이 얼룩범벅이 되었다. 아… 시작부터 이럴 수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베이지 니트로 갈아입고 나왔다. 이런 작은 실수도 나중엔 추억이 되려나? 독자님도 비슷한 아침 겪어본 적 있죠? 😅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 도착하니 사람 물결이 끊이지 않는다. “모두 박람회 가는 건가?” 중얼거리며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옆에 서 있던 예비신부 두 분이 웨딩 플래너 할인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나누더라. 순간 저도 덩달아 심장이 콩콩.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나 설레고, 또 막막할 줄 누가 알았을까.

장점·활용법·꿀팁

1. 한 번에 모으는 정보, 시간 절약의 묘미

코엑스 A홀로 들어서자마자 “세상에, 사진 속 드레스가 살아 움직이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신랑 수트, 예물, 허니문 부스까지 한눈에 펼쳐지는데, 평소 같으면 일주일 걸릴 동선을 반나절 만에 소화해버렸다. 팁이라면? 부스 지도를 미리 프린트해 가세요. 저는 휴대폰 배터리가 35%쯤 남았을 때 꺼져 버려서, 결국 지도도 메모도 날아갔거든요.

2. 무료 혜택과 시연 체험, 놓치면 손해

드레스 피팅권, 메이크업 테스트, 심지어 포토테이블 샘플까지. “이걸 다 공짜로 받아도 되나?” 민망할 정도였다. 그런데 받아온 소품 중 반은 집에 오자마자 카메라 옆에 전시해두었다. 사진 찍을 때 딱 좋더라구요. 간혹 “신청서 작성 후 수령” 같은 조건이 붙는데, 저는 귀찮아서 패스했다가 눈앞에서 사은품이 동나 버린 적도 있다. 아깝잖아요? 반드시 체크!

3. 예산 관리, 엑셀보다 메모장이 편했어요

다들 엑셀 파일로 견적 비교하라지만, 현장에서는 휴대폰 메모장에 그냥 숫자 적어버리는 게 속 시원했다. 드레스 250, 스튜디오 180, 예물 140… 대충 적어도 나중에 기억이 새록새록. 집에 와서야 표 정리했는데, 이상하게도 메모장에 적을 때가 더 현실적이더라. 혹시 저처럼 숫자 울렁증 있는 분, 메모장 추천!

4. 발 아픔 방지, 운동화는 사랑

예쁜 로퍼 신고 갔다가 3시간 만에 뒤꿈치가 벌개졌다. 결국 행사장에서 판매하는 일회용 슬리퍼를 4천 원 주고 샀다. 그래도 구두보단 나았지만, 사진 찍을 때 민망했달까. 운동화+여분 양말, 이건 진리다.

단점

1. 인파와 소음, 정신없음의 결정체

솔직히 말해, 토요일 오후엔 사람에 치여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깃털처럼 가벼운 드레스 자락이 앞사람 가방 버클에 잡혀 찢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목격. 덜 붐비는 금요일 저녁을 노리거나, 입장 직후 곧장 인기 부스로 달려가길 권한다.

2. 시선 압박, 즉결 계약 유도

어깨에 힘을 주며 견적서를 넘기던 순간, 플래너님이 귓가에 살짝 속삭였다. “지금 계약하시면 추가 10% 할인돼요.” 그 말이 어찌나 달콤하면서도 부담이 되던지. 나도 모르게 사인할 뻔했지만, “하루만 더 고민할게요”라고 외치고 겨우 빠져나왔다. 우리, 혹해서 계약했다가 밤에 이불킥하지 말자구요.

3. 주차지옥, 그리고 교통비 지출

차 끌고 온 친구 얘긴데, 주차 기다리다 웨딩케이크 시식 타임을 놓쳤다더라. 저는 지하철을 탔으니 교통비 2,500원으로 끝냈지만, 신랑 신부 부모님 동행이라면 이야기 달라진다. 주차할인 쿠폰 꼭 챙기고, 택시비 대비 예산을 슬쩍 올려두세요.

FAQ

Q1. 박람회만 다녀오면 결혼 준비 끝날까요?

A. 끝나면 좋겠죠! 하지만 현실은 “시작”에 가깝더라구요. 저는 박람회 이후 견적 비교하느라 한 달을 날렸습니다. 다만 방향성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 건 사실. 즉, “여기서 로드맵을 그린다”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해요.

Q2. 예물·예복도 현장 결제가 유리해요?

A. 음… 케이스 바이 케이스. 저는 예물은 현장 계약, 예복은 스튜디오 패키지에 묶어서 나중에 진행했어요. 이유요? 예복은 체형 변화 변수도 있고, 샘플 핏이 마음에 안 들어서요. 만약 당장 계약해야 혜택이 블링블링하다? 그럼 계약서에 “디자인 변경 가능” 문구 꼭 넣으세요.

Q3. 드레스 피팅권 받았는데 유효기간이 짧아요. 어쩌죠?

A. 저도 그랬어요. 심지어 일주일 안에 예약 잡으라더니, 막상 전화하니 자리가 꽉 찼다 하더군요. 이럴 땐 박람회 담당자에게 바로 연락해 “날짜 연장 요청”하면 의외로 잘 조정해줍니다. 서류보다 목소리가 빠르다, 이거 진리!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를 정리하고 나니 시계가 자정을 넘겼다. 침대 맡엔 오늘 받은 카다로그와 사은품이 수북하다. 가만, 그 와인 오프너… 갖고 있던 거랑 색상 똑같네. 내일 회사 동료에게 슬쩍 선물해야겠다. 알뜰살뜰? 글쎄, 그냥 마음이 그렇다.

마지막으로, 독자님께 묻고 싶어요. “당신이라면 현장에서 바로 계약해버릴 자신이 있나요, 아니면 저처럼 집에 와서 밤 새워 비교해볼 건가요?” 답은 각자 다르겠지만, 적어도 오늘 내 발걸음은 틀리지 않았다고, 그렇게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