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실려온 나의 결혼 준비 일기, 대전 웨딩박람회 일정과 숨은 혜택까지
사실, 예비신부가 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꽃집 예약도, 드레스 투어도 아니었다. 검색창에 손이 가더라.
“웨딩박람회 언제 열리지?” 하고 두드리던 키보드 소리, 어쩐지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다. 그날 밤, 라면 국물에 휴대폰을 살짝 흘렸다는 건… 음, 여전히 비밀로 해 두자. 아무튼 그 작은 실수 덕분에 액정 필름은 바꾸고 마음은 더 단단해졌다. 결혼 준비, 제대로 해보겠다고.
그러다 눈에 띈 단어가 있었다. 대전웨딩박람회. 이름만 들어도 살짝 설렜다. 대전은 내 고향이자, 엄마 아빠가 처음 만났던 도시니까. 로맨틱하다, 그쵸? 그런데 일정은 언제고, 혜택은 얼마나 될까? 이왕이면 알뜰살뜰 챙겨야 하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나의 TMI 가득한 메모를, 아주 조금 흘려보려 한다. 😊
장점·활용법·꿀팁
1. 일정 파악은 ‘체크리스트’보다 ‘달력 낙서’처럼
공식 일정은 보통 격월 단위로 잡히는데, 이번 봄 박람회는 4월 둘째 주 토–일, 그리고 다음 번은 6월 말에 열린다. 나는 달력에 예쁜 스티커를 붙여 놓았는데, 귀찮아서 대충 붙였다가 날짜 한 칸씩 밀린 건 안 비밀. 그래도 그 덕분에 하루 전날 알림이 두 번 울려서 놓치지 않았다. 교훈? 완벽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눈에 띄게 표시하자. 박람회장 앞에서 당일 등록 줄 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 깜빡했네” 파다.
2. 숨은 혜택, 상담 부스 뒤편에 있다?
진짜다. 식장 상담 끝나고 나면 뒤쪽에 ‘스몰웨딩 존’이라며 작게 꾸며둔 테이블이 있다. 거기서 부케 무료 렌탈권을 얻었다. 아무도 관심을 안 주길래, 용기 내서 “이건 뭐예요?” 물었더니 직원 분이 슬쩍 쿠폰 봉투를 내밀더라. 순간 심장이 두근, 손은 덜덜. 웨딩 부케 하나에 15만 원은 하잖아요. 그러니 꼭, 눈 마주친 스태프에게 수줍게라도 질문해 볼 것.
3. 동행자는 3명까지, 엄마·친구·예랑 중 누구?
내 결론은 “엄마 + 예랑(예비 신랑)”. 친구랑 가면 사진은 예쁘게 찍히는데, 혜택은 하나씩 줄어든다. 박람회 쪽에서 실구매 가능성 높은 동행자를 선호해서라는 썰이 있던데, 맞는 것 같다. 예랑 손 붙잡고 계약서를 훑어보면 담당자가 쿠폰팩 한 번 더 챙겨줬다. 반면 친구 데려간 날은 “참고만 하세요” 분위기였고… 크흠, 경험담 끝.
4. 예산 상담 팁, 숫자 대신 ‘느낌표’로 정리하기
“사회자가 꼭 필요해요! 느낌표 하나.”
“영상은 나중에 후회하니까 느낌표 둘!”
이렇게 메모해 두니, 나중에 금액보다 우선순위가 한눈에 보였다. 물론 집에 와서 다시 계산하다가 “헉, 이건 무리다” 싶어 뺀 것도 있지만, 현장에선 ‘느낌표’가 더 강력했다. 상담사가 바로 추천 패키지로 유연하게 맞춰주더라. 준비된 척하려다 엑셀표 떨어뜨려서 셀 몇 칸 깨진 건… 흑, 다음에는 테이프 챙기기로.
단점
1. 인파, 그리고 익숙한 “언니 여기 보고 가세요~”
사람 많다. 진심으로. 점심시간 직후에는 시식 코너 앞에서 20분은 줄 서야 했다. 나는 하이힐 신고 갔다가 뒷꿈치가 까졌는데, 딱 그날만 밴드를 안 챙겼다. 한쪽 부스에서 임시로 밴드 받아서 겨우 버팀. 다음엔 운동화로 갈 거다, 무조건.
2. 선택지가 과하면 마음이 더 흔들린다
드레스샵만 열두 곳. “레이스, 실크, 미카도?” 물음표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더라. 결국 집에 와서 사진 정리하다가 무엇이 뭔지 헷갈림. 현장에서 마음에 든 것만 세 벌 찍어두자는 내 룰을 어긴 결과였다. 그러니 강력 추천, 3벌 룰 지키기! 안 그러면 클라우드에 사진만 잔뜩 쌓인다.
3. 계약 압박의 그림자
“오늘 결정하시면 20% 할인!” 이 말, 솔직히 약하다면서도 흔들린다. 나는 호텔식장 계약서에 서명했다가 집에 와서 추가 세금 항목을 발견하고 식겁. 다행히 ‘24시간 내 취소 가능’ 문구 덕분에 구제받았지만, 아직도 등골이 서늘하다. 계약서는 카페로 나와서, 커피 한 모금 마시며 읽기. 꼭, 제발.
FAQ
Q. 일정 정보를 가장 빨리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공식 홈페이지 알림 신청이 기본이고,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더 빠르다. 나는 스토리 알림 켜뒀다가 새벽 2시에 ‘띵동’ 울려서 잠 깨긴 했지만, 대신 가장 먼저 사전등록 링크를 받았다. 새벽 텐션으로 신청 끝냈다는 후일담… 덕분에 얼리버드 경품도 받았다.
Q. 사전등록과 현장등록, 차이가 큰가요?
A. 사전등록하면 입장료 무료, 웰컴 기프트, 그리고 상담 대기줄 우선권까지 챙길 수 있다. 현장등록은 입장료 5,000원(소소하지만 아깝다) + 대기줄 길다. 나는 첫날 사전등록하고 둘째 날 친구랑 현장등록으로 비교 체험해봤는데, 대기만 15분 차이였다. 작은 시간도 결혼 준비 땐 큰 자산!
Q. 드레스 피팅 체험, 시간 얼마나 걸리나요?
A. 평균 20분. 그런데 내가 들렀던 샵 중 하나는 레이스 지퍼가 안 올라가서(아, 최근 야식 때문이겠지) 5분 더 지체. 타이트한 일정이면 한 곳만 잡고, 느긋하면 두 곳 정도가 좋다. 셋째 샵부터는 표정 근육도 지치더라.
Q. 예비 신랑은 꼭 데려가야 할까요?
A. 나는 예랑이랑 두 번, 나 혼자 한 번 가봤다. 결론적으로 “첫날은 같이, 둘째 날은 솔로”가 마음 편했다. 예랑은 큰 그림(예산, 식장)만 보고 집에 가고 싶어 하고, 나는 작은 소품(청첩장 디자인)에 설레는데 텐션이 안 맞더라. 그래서 투 트랙 전략 추천!
Q. 꼭 챙길 서류나 준비물이 있나요?
A. 신분증(경품 수령 시 필요), 웨딩 예산표 프린트(사진 말고 종이가 좋았다), 그리고 큰 가방. 팸플릿이 마구 쌓인다. 사은품으로 받은 양갱 한 박스를 주머니에 넣다 찔린 건, 으, 아직도 아프다.
이렇게 적고 보니, 다시 박람회장 바닥의 반짝이 조명이 떠오른다. 결혼 준비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덕분에 알뜰한 시작을 끊은 느낌.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언제 가야 하지?” 고민 중이라면, 달력 한 구석에 조그만 하트 찍어 두시길. 그 하트가, 언젠가 웨딩벨 소리로 커졌으면 좋겠다.